[보이차 사랑⑩] 차 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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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차 사랑⑩] 차 즐기기
  • 김송현 기자
  • 승인 2017.12.17 12: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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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차(茶)를 마신다는 것은 상류층들의 전유물이었다. 옛 문헌들에 '行茶‘(행차)라는 말이 자주 나온다. 직역하면 ’차를 하였다‘인데, '차를 마셨다'라는 의미다.

▲ /남곡 김중경 제공

이젠 상류층들만 마시던 차 문화가 일반인들에게 확산되었다. 근자에 '차를 한다'는 분들 중엔 차를 마시지 않고 우리고 따르는 행위에만 너무 치우치는 경향이 있다. 우리고 따르는 행위의 근본 목적은 마시는 것이다. 차를 마시는 데 의미를 두지 않는 온갖 행위들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보이차의 산지인 윈난(雲南)은 이른바 남만(南蠻)에 해당하는 지역이다. 티벳 고원지역에서는 문화가 아닌 생존을 위해 차를 마셨다. 보이차는 중국인들의 차문화에서도 주류가 아닌 변방 소수민족들의 차다. 그들에게 있어서 차를 마시는 일은 일상다반사(日常茶飯事), 그야말로 일상생활이요 문화다. 차를 마시면서 하루에 필요한 기력을 얻고 긴장을 풀며 타인과 어울려 소통하고 더 나아가 자연이 준 선물을 섭생함으로써 자연에 동화 되어 살아가는 삶의 한 양식이었다. 

그러기에 보이차는 마시고 싶으면 아무 때나 간단히 우려 마시고, 더욱이 나 홀로 마시는 차보다 이웃이 있으면 대접하며 함께 마시면 더 좋은 차라고 할수 있다.

그러면 차를 우릴 때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 /남곡 김중경 제공

 

① 차의 특성에 대한 이해

운남 보이차는 산차와 긴압차(緊壓茶), 햇차와 묵은 차, 생차와 숙차 등의 다양한 구분이 있다. 발효 정도에 따라 輕발효차 中발효차 重발효차 등으로 나뉘므로 차의 성질이 아주 다양하다. 차마다 독특한 개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타서 마시려는 차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숙련된 기술로 제대로 우려야 그 차의 개성을 완벽하게 즐길 수 있다. 다구의 선택, 투입된 차의 양, 물의 온도, 어떤 물을 선택하느냐 등에 따라 차성이 결정된다. 차의 성질과 우리는 방법은 아주 미묘한 관계가 있다.

 

② 차 투입량

차를 우릴 때는 차의 성질뿐만 아니라 개인의 음다 습관도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 홍콩 대만 복건 광동 광서와 운남 지역 사람들은 진한 차를 좋아하고 절강과 북방 사람들은 연한 차를 선호한다. 보이차의 본고장인 운남 사람들은 차의 양과 물의 비율이 대략 1대40 또는 1대45로 조절 한다고 한다. 그러므로 일반인들은 이러한 비율에 의거하여 차의 양으로 차탕의 농도를 조절하거나 빠르게 또는 느리게 우려내는 방법으로 차탕의 농도를 조절할 수 있다. 차의 특성에 따라 차를 넣는 양도 차이가 있다. 예를 들면 숙차 또는 묵은차는 차를 많이 넣고, 생차 햇차는 양을 줄여야 한다. 이런 것 들을 무시하고 일정한 양을 넣는 것은 올바른 품다 방법이 아니다.

 

③ 물의온도

물의 온도를 능숙하게 조절해야 차의 맛을 제대로 낼 수 있다. 물의 온도가 높아야 차향이 제대로 나고 우러나는 속도가 빠르다. 그러나 고온의 물을 사용하면 쓴 맛이 우러나거나 고급 차의 맛을 버리는 경우도 있다. 물의 온도는 반드시 차의 종류에 따라 달라야 한다. 예를 들면 차의 재료가 비교적 거친 병차, 전차, 그리고 노차 등은 100도 이상에서 타야 한다. 재료가 비교적 부드러운 고급차 고급청병 등은 적당히 온도를 낮추어 고온에서 작고 부드러운 순이 상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운남 대부분 지역은 고원에 속하므로 비등 온도가 연해 또는 평원 지역 보다 상대적으로 낮다. 예를 들면 곤명은 섭씨 94도 전후에 물이 끓으므로 대다수 숙차를 끓여 마시기에 적당하다. 생차는 일부 고급차를 제외하고 대부분 직접 끓는 물에 탄다. 고급 햇차를 탈 때 온도를 낮추는 외에도 다기의 두껑을 열어놓거나, 물을 식히는 방법으로 차잎이 상하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

 

④ 포다시간(차를 우리는 시간)

차의 향과 맛을 제대로 내기 위해서 차를 우리는 시간을 길거나 짧게 조절해야 한다. 앞에서 서술한 것처럼 보이차의 제작 기술과 원료의 특수성에 따라 차를 타는 방법과 시간의 장단이 결정된다. 묵은차, 긴압차와 거친 재료로 만든 차를 타는 시간은 길게 햇차, 산차와 부드러운 재료로 만든 차는 짧은 시간에 우려야 제 맛을 낼 수 있다. 손으로 비빈 차는 차를 우리는 시간이 길어야 하고 기계로 비빈 차는 시간이 짧아야 한다. 이것도 역시 차잎의 특성에 따라 결정됩니다. 쓴맛이 강한 차는 양을 적게 넣고 타는 시간을 짧게 해서 맛을 개선 할 수 있다.

 

⑤ 세차(洗茶)에 대하여

차를 우려서 첫물을 버리는 행위를 세차라고 한다. 세차라는 개념은 명나라시기에 출현한다. <차보(茶譜)>에 일반적으로 차를 끓일 때 먼저 뜨거운 물로 찻잎을 씻어 내어 먼지와 냉기를 제거하고 끓이면 맛이 좋다(凡烹茶,先以熱湯洗茶葉,去塵垢冷氣,烹之則美)고 했다. 보이차도 세차 과정이 있다. 대다수 보이차는 해를 넘기거나 심지어 수십년이 지난 후 마시므로 저장이 오래될수록 쉽게 차에 먼지 등 이물질이 쌓일 수 있기 때문에 세차를 해서 찻잎을 적셔 주어야 한다. 고급차를 세차할 때 시간 조절에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 차 잎의 손상을 막고 맛의 유실을 방지해야 한다.

 

▲ /남곡 김중경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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