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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탈루냐인들이 독립을 원하는 까닭

기사승인 2017.10.01  17: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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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적 자존심…“뻐 빠지게 일해 게으른 스페인 먹여살리기 싫다”

 

1일(유럽시간) 스페인 카탈루냐주가 분리독립을 위한 주민투표를 실시했다. 투표 결과는 스페인은 물론 유럽연합(EU)에 큰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카탈로냐 자치주는 스페인 제2의 도시 바르셀로나로 더 잘 알려져 있으며, 세계적인 축구명문 FC바로셀로나로의 본고장이다.

그러면 왜 카탈루냐가 그토록 독립을 원하는 것일까. 그것은 역사적 뿌리 때문이다. 그리고 카탈루냐인들은 스페인에 대한 피해의식을 가지고 있다. 특히 스페인 내전(1936~1939) 때에 프랑코가 이끄는 군부에 무참하게 짖밟힌 원한을 가지고 있다.

카탈루냐인들은 스페인 중앙정부의 국고에 매년 150억 유로를 세금으로 바치고 있지만 이들에게 돌아오는 것은 턱없이 적고, 자신들이 뼈 빠지게 일해 번 돈이 ‘게으른 스페인 사람’을 먹여 살리는 데 사용된다는 상대적인 박탈감이 크다. 부는 많이 축적했지만, 정치적인 힘이 약하다는 서러움이 표출하고 있는 것이다.

카탈로냐의 뿌리와 그들의 생각을 살펴보자.

 

▲ 스페인의 카탈루냐 자치주 /코트라

 

역사적으로 독립한 백작령이었다

 

스페인은 문화와 언어가 각기 다른 여러 왕국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뭉쳐진 국가다. 역사적으로도 카탈루냐인들은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했다고 자부하고 있다.

출발은 스페인이 이슬람 세력의 침략을 받았을 때인 8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유럽을 통일한 프랑크 왕국의 샤를마뉴 대제가 이슬람으로부터 이 지역을 탈환하고 백작으로 하여금 통치하도록 했다. ‘카탈루냐’의 명칭은 8세기 사라센 제국으로부터 이 지역 탈환에 공을 세운 '오트게르 카탈로(Otger Cataló)'의 이름에서 유래한다는 설이 있다.

1137년 바르셀로나 백작 라몬 베렝게르 4세는 당시 1살 배기 아라곤 왕국의 공주 페트로닐라 1세와 결혼했다. 후계자가 없던 아라곤 왕 라미로 2세는 라몬 베렝게르 4세에게 섭정을 맡기고, 이듬해 어린 공주에게 왕의 자리를 넘겨주었다. 이로써 두 나라의 연합왕국이 형성됐다.

이후 카탈루냐는 이베리아 반도의 대부분을 지배했던 카스티야 왕국과 아라곤 왕국으로부터 어느 정도 수준의 자치성을 인정받았으나 1714년 스페인 왕위 계승전쟁에서 패하며 스페인에 강제 편입됐다.

20세기 들어 스페인 내전(1936~1939)에서 카탈루냐는 프랑코가 이끄는 군부에 반대하는 인민전선의 거점이었다. 프랑코 총통 시절에는 수 차례 독립운동을 시도했으나 프랑코는 카탈루냐의 문화와 언어를 말살하려고 시도해 큰 상처를 입었다. 민주정부가 들어선 이후 1979년 카탈루냐는 자치주로서 높은 수준의 자치권을 행사하고 있지만, 독립국으로서의 지위를 얻고 싶어하는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카탈루냐 분리독립에 관한 투표는 2014년 11월 9일에도 실시된 적이 있다. 당시 주지사였던 아르투르 마스(Artur Mas)는 독립 찬반 여부를 묻는 투표를 실시했다. 투표 결과, 압도적 수치인 80%가 독립 찬성에 표를 던져 독립에 대한 높은 열망을 표현했으나, 투표 참여율이 40%밖에 되지 않아 반쪽짜리 성공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게다가 스페인 헌법재판소는 특정 지역에서만 실시되는 주민투표는 위헌이라는 결론을 내려 결국 실패로 끝났다.

이번에도 카탈루냐 주 정부는 법적 구속력이 있든 없든, 주민투표를 실시해 독립을 선언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스페인 중앙정부는 말도 안 되는 발상이라고 비난하며, 헌법에 위배되는 주민투표가 이뤄지는 일은 없을 것으로 단언하고 있다.

 

▲ 1210년 스페인의 독립 왕국들 /위키피디아
▲ 1938년 스페인 내전시 /그래픽= 김송현

 

스페인 국민이라고 생각하지 않다

 

카탈루냐인들 가운데 자신이 ‘스페인 국민’으로 정의하는 사람이 소수에 불과하다. 스페인에서 독립을 하든 안 하든 간에 카탈루냐인들은 자신이 카탈루냐인으로 불리길 원한다. 카탈루냐에서는 스페인 국기보다 카탈루냐 국기를 찾는 것이 더 쉬우며, 일반 학교 수업도 스페인어보다는 카탈루냐어(카탈란)로 진행되는 경우가 더 많다. 카탈루냐 주민 간의 일상 속 대화는 스페인어가 아닌 카탈란이다.

비즈니스를 목적으로 카탈루냐를 방문하거나 카탈루냐 출신을 만났을 때, 그를 ‘스페인 사람’이라고 부르기보다 ‘카탈루냐인’으로서 대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카탈루냐인들에게 스페인에서 인기 있는 투우를 주제로 대화를 하면 싫어한다. 그 지역에서는 투우를 일찌감치 법으로 금지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카탈루냐 사람들은 부지런한 것을 자부심으로 여기고 있는데, 이들에게 시에스타(낮잠)에 대해 묻는다면 그건 게으른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 지방 사람이나 하는 행동이라 답하기 십상이다.

자기네는 스페인인과 다르고, 특히 안달루시아 출신과 비교하길 달가와 하지 않는다. 대신에 이들에게 가우디나 살바도르 달리와 같은 카탈루냐 출신 건축·예술가의 천재성이나 혁신성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면 친근히 여긴다고 한다.

카탈루냐인들은 스페인에게 이용만 당하고 있다는 피해의식을 가지고 있다. 그런 의식이 독립에 대한 열망에 더욱 불을 지피게 했다.

주도인 바르셀로나는 로마와 대적한 카르타고가 개척한 도시이고, 로마 시절에도 지중해 해상무역의 중심지로서 각광을 받았다. 영국의 산업혁명이 스페인에 전파되었을 때, 이 지역에서 가장 먼저 면직업등 공업이 발달했고, 지금도 상공업과 관광이 발달해 스페인 경제의 20%를 차지하고 있다.

 

김송현 기자 ksh@opinionnews.co.kr

<저작권자 © 오피니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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