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단독으로 디지털세 도입할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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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단독으로 디지털세 도입할수 있을까
  • 김현민 기자
  • 승인 2019.01.19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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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통상보복 가능성, 단독 과세시 EU의 견제등…유보적 입장으로 전환

 

지난해 EU 28개 회원국은 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등 GAFA라 불리는 글로벌 IT기업에 디지털세, 일명 구글세를 물리는 방안을 논의했다. 하지만 12월 4일 EU집행위원회 회의에서 합의에 실패했다.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 영국 등은 디지털세 도입에 찬성했지만, 자국에 IT기업의 본사를 두고 있는 아일랜드(페이스북,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룩셈부르크(아마존), 스웨덴(스포티파이) 등이 적극 반대하고, 관세보복을 우려하는 독일, 스웨덴, 핀란드 등은 유보적 입장을 표명했기 때문이다.

이에 12월 17일 프랑스의 브뤼노 르 메르(Bruno Le maire) 재정경제부 장관이 프랑스만의 독자적인 디지털세 도입을 발표했다. 그는 새해 1월 1일부터 글로벌 IT 기업들을 대상으로 기업의 연 매출액뿐만 아니라 광고 수익, 플랫폼 매매 수익, 개인정보 매매 수익에 세금을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브뤼노 르 메르 장관은 이를 통해 얻게 되는 세수가 2019년에 약 5억 유로에 이를 것이라고 추산했다.

하지만 1월 1일이 지났지만, 프랑스 정부는 디지털세 부과에 관해 보다 구체적인 내용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그러다가 프랑스 정부는 슬그머니 오는 3월 이전까지 EU 차원의 디지털세 도입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는 입장으로 한발 물러섰다.

 

 

그러면 프랑스가 단독으로 디지털세를 부과할수 있을 것인가. 이에 대해 전문가들 사이에 회의적 반응이 나오고 있다.

EU가 지난해 3월 21일 제안한 디지털세 부과방안은 2020년부터 연 매출 7억5,000만 유로 이상이거나 유럽 내 매출액 5,000만 유로 이상인 IT 기업에 연 매출의 3%를 세금으로 부과한다는 것이었다. 이에 해당하는 130~150 개의 기업 중 절반 이상이 미국 기업으로, 미국과 유럽국가 사이의 외교적 긴장이 예고되었다.

코트라 파리 무역관의 보고서에 따르면, 프랑스 언론들은 이번 디지털세 부과 방안이 '노란조끼' 시위 이후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약속한 정책들로 인한 세수 공백(약 100억 유로)의 일부를 채울 목적으로 서둘러 발표됐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주간지 누벨옵스는 글로벌 디지털 그룹들에게 세금을 징수할 정확한 방법을 프랑스 정부가 찾아냈는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전했다. 변호사 프레데릭 돈느듀 드 바브르(Frédéric Donnedieu de Vabres)는 EU 차원의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프랑스가 독자적으로 세금을 부과할 수는 있으나 실효성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IT 거대 기업들의 과세 가능한 매출 정보를 정부가 쉽게 획득할 수 있을 것인지 등 기술적인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코트라 파리무역관은 EU 28개국이 디지털세에 관해 최종합의에 이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EU의 또다른 축인 독일이 미국의 자동차세 관세 보복을 우려해 최근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고, 동유럽 국가들은 IT 기업의 투자가 줄어들 것을 우려하는 등 다양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EU 내에서는 디지털세 문제를 EU 차원이 넘어 36개 선진국이 포함된 OECD 차원에서 논의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오는 실정이다.

EU가 합의에 이르지 못한채 프랑스가 독자적으로 디지털세를 부과할 경우, 향후 EU의 제재를 받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아울러 프랑스가 독자적으로 미국 기업들에 세금을 부과할 경우 미국의 보복을 우려하는 프랑스 내부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대체적인 견해는 프랑스 정부가 ‘노란조끼’ 사태 수습을 위해 디지털세 도입을 추진했지만, 대다수 디지털 업체들이 외국 기업이라는 점에서 국수주의적인 조치라는 인식을 줄 우려가 있고, 외국기업들의 대프랑스 투자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수 있어 망설이고 있다는 것이다. 유럽에 진출하려는 중소 IT 기업, 유튜버들도 이 법안의 추이를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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