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 오늘] 안전 불감증의 결과, 서울시민회관 화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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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 오늘] 안전 불감증의 결과, 서울시민회관 화재
  • 김현민 기자
  • 승인 2018.12.01 15: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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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합선으로 난 화재…눈에 띠지 않는 안전시설을 소홀히 한 결과

 

1972년 12월 2일 저녁, 그 시절까지만 해도 지금 세종문화화관 자리에 서울시민회관이 있었다.

그날 문화방송(MBC) 개국 11주년을 기념하는 '10대 가수 청백전'이 열렸다. 남진, 이상렬, 이용복, 정훈희, 조미미, 하춘화 등 당시 인기가수들이 무대에 올랐고, 신인상 수상자 김세환과 정미조, 특별상 수상자 김추자, 코미디언 구봉서, 곽규석 등도 참여했다. 인기가수를 보러온 관객들로 초만원을 이룬 가운데 공연이 시작되었다. 관객은 어림잡아 3,000명에 이르렀다. 10대 가수 청백전 공연이 끝나 관객이 밖으로 나오고 있었다.

공연이 끝나갈 무렵인 오후 8시 30분경, 펑 하는 소리와 함께 갑자기 무대 위 조명장치가 터지고, 화재가 발생했다. 원인은 전기 과열로 인한 합선이었다.

화재가 발생하자 주최측은 당황해 막을 내렸고, 불길이 막으로 옮겨 붙었다. 시민회관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급히 대피하던 사람들은 계단에서 넘어져 깔렸고, 2, 3층에서 뛰어내렸다. 추락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사망자 중에는 관장인 이남용 씨도 있었다. 일부 가수들이 가벼운 부상을 입기도 했다.

소방당국은 소방차 72대, 소방관 400명, 군병력 170명 등 1,020명의 인력과 함께 군 헬기까지 동원해 진화 작업을 펼쳤다. 불길은 두시간 후에 완전히 진화되었다.

충격적인 사실은 당시 서울의 대표 공연장이었던 서울시민회관의 허술한 소방시설이었다. 소방시설이 설치되어 있기는 했으나 무용지물이었고, 눈에 보이는 시설에만 투자하고 눈에 띄지 않는 안전시설은 소홀히 한 결과였다.

결국 3,000여 평을 태우고 진화된 화재로 53명이 사망하고 76명이 부상당했다. 재산 피해액은 2억5,000만 원으로 추산되었다.

 

▲ 1972년 12월 2일 서울 시민회관 화재 /국가기록원

 

서울시민회관 화재 사고는 1971년 대연각호텔 화재 사고, 1974년의 청량리역 대왕코너 화재와 함께 1970년대 서울시 3대 화재 사건 중 하나로 꼽힌다.

시민회관 화재가 있고 6년 후인 1978년 같은 자리에 세종문화회관이 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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