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에서 미국이 승리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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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에서 미국이 승리하는 이유
  • 김현민
  • 승인 2018.07.07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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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높은 무역의존도, 금융시장 취약…미국의 강한 경제 펀더멘털

 

미국이 중국에 대해 무역전쟁을 선전포고했다. 중국도 보복을 예고해 본격적으로 미·중 간 무역전쟁이 전개되고 있다. 그러면 과연 누가 이길까.

전쟁은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이기기 힘들다. 서로 피를 흘릴 수밖에 없다. 숱한 살상을 내고 최종의 승리를 가져오게 된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미국이 이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코트라 워싱턴 무역관은 미·중 무역전쟁에서 미국이 최종 승자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소개했다. 그 논리를 짚어보자.

 

① 중국의 대미 무역의존도가 높다

 

멕메스터대학의 윌리엄 허긴스(William Huggins) 교수는 "국제 경제 역학구조 상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전쟁에서 승리할 수 없다"고 단정했다. 허긴스 교수는 그 이유로 "2017년 중국의 대미 수출은 4,620억 달러인 반면 미국의 대중 수출은 1,150억 달러에 그쳐 미국의 무역적자가 3,500억 달러에 달한다“며 ”따라서 누가 아쉬운지는 자명하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 일자리 중 대미수출을 통해 발생한 비율은 70:1인 반면 중국 수출에 의존하는 미국 일자리 비율은 140:1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또 중국의 내수시장은 미국의 3분의1 규모에 불과해 양국 간 수출이 금지되는 등 극단적 상황으로 치달을 경우 공급주도형 중국경제는 미국에 비해 취약할 수 밖에 없다.

 

▲ 그래픽 /김현민

 

② 미국 경제는 건실하고, 중국 경제는 불안하다

 

월가 전문가들은 현재 탄탄한 미국의 경제 펀덤멘털이 대중 무역전쟁의 승리를 이끄는 결정적 무기가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GDP가 2·4분기까지 3.7%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되며, 완전고용에 가까운 낮은 실업률과 기업경기 확대 등은 무역전쟁으로부터 미국을 지켜주는 방패막이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즉, 미국의 GDP에서 수출이 기여하는 비중은 12%인 반면 중국은 20%에 달해 현재 미국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감안했을 때 미국 경제는 상대적으로 무역전쟁의 충격을 흡수할 여력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양국 간 무역갈등이 고조되는 중에도 7월 3일 발표된 ISM 제조업 지수는 2개월 연속 상승해 미국의 제조업 활동 역시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비해 중국의 국가부채가 GDP의 304%를 초과하여 위험수준에 달했으며, 중국의 성장을 이끌었던 낮은 인건비도 이제 더 이상 차별화된 국제 경쟁력을 보이지 못한다는 분석이다.

Oxford Economics는 "중국의 단위당 인건비(unit labor cost)는 미국에 비해 4% 낮은 수준에 불과하다"고 진단했다.

 

③ 월가의 우월적 금융지배력

 

미·중 무역갈등이 고조되면서 미국 증시는 평온한데 비해, 중국 증시는 출렁거렸다.

지난 5일 현재 뉴욕증시의 다우존스지수는 연초 대비 2.2% 하락에 그쳤으나, 중국 증시의 지표인 다우존스 차이나 88 지수는 무려 17.8% 하락을 기록했다. 금융시장에서는 미·중 무역전쟁의 결과를 미리 알고 반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중국의 대규모 미국 국채 매도 우려에 대해 맥메스터 대학의 허긴스 교수는“미국의 무제한적인 통화 발행권을 간과한 것”이라며, “오히려 중국이 자기 발등을 찧는 상황이 연출될 것”으로 전망했다.

 

④ 중국이 떨고 있다

지난 3일, 중국 관세청은 "2018년 상반기 중국의 대미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5.4% 급감했다"고 밝혔다. 통계의 신뢰성에 다소 의문이 제기되었지만, 중국 정부가 미국 301조 관세 부과 이틀 전에 서둘러 대미 수출감소를 발표한 것은 중국 당국이 워싱턴과의 무역전쟁 위기에 얼마나 당혹해하고 있는지 잘 설명해 준다는 분석이다.

또 중국은 지난 5월 말 공약한 1,449개 소비재 수입 관세 인하를 7월 1일부터 시행했다.

중국 당국은 평균 15.7%였던 가전제품, 식음료, 화장품, 의약품 등의 관세를 6.9%로 대폭 인하하고, 20~25%에 달하던 자동차 관세도 15%(부품의 경우 6%)로 인하했다. 이는 트럼프 정부가 보호무역정책의 논리 근거로 제시한 '미-중 간의 불균형한 WTO 최혜국대우 관세' 주장을 무마하기 위한 응급처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의 대미 투자를 통한 '기술굴기' 시도도 주춤하는 양상이다.

글로벌 연구기관 로디엄 그룹(Rhodium Group) 집계에 따르면, 2017년 중국의 대미 직접투자는 294억 달러에 그쳐 최고치를 기록했던 2016년(456억 달러)에 비해 35% 이상 감소했다. 또 트럼프 정부의 대중 투자 견제가 본격적으로 가동된 올해 상반기 동안 전년 대비 92%의 투자가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트럼프 정부의 규제를 피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면 중국이 활용할 카드는 무엇일까.

월스트리트 저널은 중국이 미국과 무역전쟁에서 반격으로 활용할 수 있는 3가지 대응 카드를 소개했다.

① 의도적으로 위안화 가치 하락을 유도해 수출가격 경쟁력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 중국 당국은 인위적 환율 개입 계획은 없다고 밝히고 있으나 중국은 여전히 위안화 가치 하락을 통해 미국의 관세효과를 상쇄하고자 하는 유혹을 느낄 것이다. 현재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는 2018년 최고 대비 6.3% 하락을 기록하고 있다.

② 미국기업들의 중국시장 진입에 규제장벽을 높일 수 있다. 대중국 기업 인수 금지, 사업 인허가 지연, 수입품 검수강화 등 뿐만 아니라 비미국 기업에 대해 특혜를 제공하는 방식이 될수 있으며, 이는 미국기업의 경쟁력을 하락시킬 수 있다.

③ 언론을 통해 미국 상품 불매 운동 전개 가능성도 제기된다. 중국은 자국민의 부정적 정서를 자극함으로써 일본 도요타 자동차 및 한국의 화장품을 대상으로 간접적이지만 효과적인 수입축소 전략을 활용한 바 있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미국도 결코 유리하지 않다는 견해가 많다.

중국은 미국에서 부가가치가 높은 중간재를 수입하여 조립 생산하는 교역구조를 가지고 있고, 중국이 미국으로 수출하는 상품 가치 중 약 37%는 미국에서 생산된 콘텐츠 가치로 분석된다. 따라서 트럼프 정부의 대중국 관세는 역으로 미국의 중간재(부품) 생산기업에 총구를 돌리는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 언론과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유불리를 고려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 미국, 중국 어느 쪽도 경제성장과 고용에서 막대한 피해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무역전쟁의 후폭풍은 전 세계적으로 글로벌 밸류체인 통합도가 높은 특정 국가들을 가장 먼저 강타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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